홋카이도 호쿠류초 사례를 통해 본 지속가능한 지역관광의 조건
봄,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계절 꽃을 활용한 축제가 열린다. 지자체마다 대규모 꽃밭을 조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지역을 찾는다. 그런데 축제가 끝난 뒤 지역에는 무엇이 남을까? 지자체의 의도와 같이 지역의 숙박과 체험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편익은 주민과 지역사업자에게 지속적인 소득으로 돌아가고 있을까?
최근 정부의 많은 관광정책들이 로컬관광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2026년 2월 발표된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전략에서는 관광을 지방소멸을 막는 ‘희망산업’으로 규정했고, 지역사랑 휴가지원(반값여행), 숙박할인 등 인구감소지역의 관광객 유입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을 지역으로 끌어오는 것만으로 과연 지역에 무엇이 남을까? 관광객 수가 늘어도 소비가 특정 관광지나 외부 사업자에 머물고, 주민의 소득과 지역의 다른 산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관광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힘이 되기 어렵다. 결국 관광객의 유입은 지역관광의 출발점일 뿐, 중요한 것은 그 방문이 지역의 소비와 소득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안에서 순환되는가이다.
그렇다면 관광의 편익이 지역에 남고 순환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를 주민주도형 관광(CBT, Community-Based Tourism)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CBT는 지역주민이 지역자원을 활용해 관광사업을 운영하고 그 이익이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방식이다(김경희·야스모토 아츠코·이연택, 2016). 즉, 주민이 관광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어 지역의 자원을 관광으로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중요하다.
최근 방문한 일본 홋카이도의 호쿠류초(北竜町)는 주목할 만한 지역재생 사례다. 호쿠류초는 인구 약 1,700명의 작은 농촌마을이지만, 매년 여름이면 약 23ha의 들판에 200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피어난다. 해바라기 축제에는 연간 약 2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해바라기 관광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호쿠류초의 해바라기밭은 처음부터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었다. 1979년 농협 직원이 유럽 연수에서 해바라기밭을 보고 돌아온 것을 계기로, 이듬해부터 주민들이 가구당 약 1아르(100㎡)씩 해바라기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해바라기유 생산과 마을 환경개선을 위한 활동이었지만, 재배가 확대되면서 1987년 첫 해바라기 축제가 열렸고 1989년에는 ‘해바라기의 마을’이 조성됐다. 주민들의 농업활동에서 시작된 해바라기가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발전한 것이다.
해바라기밭이 조성된 이후에도 주민참여는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해바라기밭의 제초와 유지관리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역 중학생들은 세계 각국의 해바라기 품종을 직접 재배하고 전시하는 활동을 이어간다. 해바라기는 관광객을 위한 경관자원인 동시에 주민들의 공동 활동과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는 매개체가 된 셈이다.
해바라기는 관광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농업과 상업으로도 확장되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은 ‘히마와리 라이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멜론과 수박 등 주요 농산물에도 해바라기 브랜드가 활용된다. 해바라기밭에는 음식과 지역상품을 판매하는 관광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관광객의 방문을 지역 내 소비로 연결하는 접점도 형성되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연계를 지역 전체로 확장하려는 정책적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호쿠류초는 2025~2029년 지방창생 종합전략에서 마을 전체를 하나의 경영체로 바라보는 ‘히마와리 홀딩스’ 구상을 제시했다. 행정과 주민, 지역사업자, 외부 전문인력 등이 함께 참여해 관광·농업·상업·교육·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활동을 연계하고 마을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접근이다.
호쿠류초의 사례는 해바라기라는 하나의 자원이 주민참여를 통해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발전하고, 농업과 상업, 교육과 지역브랜드 등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민의 참여에서 시작된 관광이 지역의 농업과 상업, 교육 등으로 확장되고, 관광으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지역 안에서 순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호쿠류초 사례가 국내 지역관광에 주는 시사점은 관광자원의 조성과 운영, 그리고 그로부터 창출된 편익의 활용까지 지역주민이 실질적인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자체가 꽃밭을 조성하고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지역관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발전하려면 주민과 지역사업자의 참여를 바탕으로 관광객의 방문과 소비가 지역의 농업·상업·관광사업으로 이어지고, 그 편익이 다시 지역에 남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는 관광시설과 콘텐츠를 직접 조성·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과 사업자가 관광사업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의 다양한 산업과 조직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지역관광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역주민이 관광의 주체가 되고, 관광으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지역 안에서 순환할 때 관광은 비로소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산업이 될 수 있다.
홋카이도 호쿠류초 사례를 통해 본 지속가능한 지역관광의 조건
봄,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계절 꽃을 활용한 축제가 열린다. 지자체마다 대규모 꽃밭을 조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지역을 찾는다. 그런데 축제가 끝난 뒤 지역에는 무엇이 남을까? 지자체의 의도와 같이 지역의 숙박과 체험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편익은 주민과 지역사업자에게 지속적인 소득으로 돌아가고 있을까?
최근 정부의 많은 관광정책들이 로컬관광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2026년 2월 발표된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전략에서는 관광을 지방소멸을 막는 ‘희망산업’으로 규정했고, 지역사랑 휴가지원(반값여행), 숙박할인 등 인구감소지역의 관광객 유입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을 지역으로 끌어오는 것만으로 과연 지역에 무엇이 남을까? 관광객 수가 늘어도 소비가 특정 관광지나 외부 사업자에 머물고, 주민의 소득과 지역의 다른 산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관광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힘이 되기 어렵다. 결국 관광객의 유입은 지역관광의 출발점일 뿐, 중요한 것은 그 방문이 지역의 소비와 소득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안에서 순환되는가이다.
그렇다면 관광의 편익이 지역에 남고 순환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를 주민주도형 관광(CBT, Community-Based Tourism)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CBT는 지역주민이 지역자원을 활용해 관광사업을 운영하고 그 이익이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방식이다(김경희·야스모토 아츠코·이연택, 2016). 즉, 주민이 관광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어 지역의 자원을 관광으로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중요하다.
최근 방문한 일본 홋카이도의 호쿠류초(北竜町)는 주목할 만한 지역재생 사례다. 호쿠류초는 인구 약 1,700명의 작은 농촌마을이지만, 매년 여름이면 약 23ha의 들판에 200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피어난다. 해바라기 축제에는 연간 약 2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해바라기 관광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호쿠류초의 해바라기밭은 처음부터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었다. 1979년 농협 직원이 유럽 연수에서 해바라기밭을 보고 돌아온 것을 계기로, 이듬해부터 주민들이 가구당 약 1아르(100㎡)씩 해바라기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해바라기유 생산과 마을 환경개선을 위한 활동이었지만, 재배가 확대되면서 1987년 첫 해바라기 축제가 열렸고 1989년에는 ‘해바라기의 마을’이 조성됐다. 주민들의 농업활동에서 시작된 해바라기가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발전한 것이다.
해바라기밭이 조성된 이후에도 주민참여는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해바라기밭의 제초와 유지관리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역 중학생들은 세계 각국의 해바라기 품종을 직접 재배하고 전시하는 활동을 이어간다. 해바라기는 관광객을 위한 경관자원인 동시에 주민들의 공동 활동과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는 매개체가 된 셈이다.
해바라기는 관광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농업과 상업으로도 확장되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은 ‘히마와리 라이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멜론과 수박 등 주요 농산물에도 해바라기 브랜드가 활용된다. 해바라기밭에는 음식과 지역상품을 판매하는 관광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관광객의 방문을 지역 내 소비로 연결하는 접점도 형성되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연계를 지역 전체로 확장하려는 정책적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호쿠류초는 2025~2029년 지방창생 종합전략에서 마을 전체를 하나의 경영체로 바라보는 ‘히마와리 홀딩스’ 구상을 제시했다. 행정과 주민, 지역사업자, 외부 전문인력 등이 함께 참여해 관광·농업·상업·교육·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활동을 연계하고 마을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접근이다.
호쿠류초의 사례는 해바라기라는 하나의 자원이 주민참여를 통해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발전하고, 농업과 상업, 교육과 지역브랜드 등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민의 참여에서 시작된 관광이 지역의 농업과 상업, 교육 등으로 확장되고, 관광으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지역 안에서 순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호쿠류초 사례가 국내 지역관광에 주는 시사점은 관광자원의 조성과 운영, 그리고 그로부터 창출된 편익의 활용까지 지역주민이 실질적인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자체가 꽃밭을 조성하고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지역관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발전하려면 주민과 지역사업자의 참여를 바탕으로 관광객의 방문과 소비가 지역의 농업·상업·관광사업으로 이어지고, 그 편익이 다시 지역에 남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는 관광시설과 콘텐츠를 직접 조성·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과 사업자가 관광사업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의 다양한 산업과 조직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지역관광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역주민이 관광의 주체가 되고, 관광으로 만들어진 가치가 다시 지역 안에서 순환할 때 관광은 비로소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산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