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유산의 관광적 활용과 UNTouism 최우수관광마을(Best Tourism villages) 연계방안: 진도 무형유산을 중심으로

하동원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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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글은 2026년 9월 18일에 개최된 2026 진도 국제 무형유산 컨퍼런스에서 하동원 박사(한국융합관광연구소)의 발제자료를 옮긴 글입니다. 발제시 제목은 "무형유산과 유엔관광기구 최우수관광마을 프로그램 연계방안"이었으며 기고를 위해 제목을 수정하였습니다. 


이하 발제문


무형유산은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르면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어, 공동체·집단과 역사·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끊임없이 재창조된 무형의 문화적 유산이다. 이에 따라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의 한 종류로서 무형유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무형유산과 시도무형유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가 있는 것, 지역 또는 한국의 전통문화로서 대표성을 지닌 것, 사회문화적 환경에 대응하여 세대 간의 전승을 통해 그 전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이와 유사하게 유네스코 등재유산으로도 인류무형문화유산이 관리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더 많은 국내 무형유산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관광 측면에서 바라보면, 국가유산, 세계유산은 모두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관광자원이다. 관광의 어원이 ‘빛을 본다.’라는 측면만을 보더라도 유산은 관광자원이다. 최근 관광트렌드가 HW에서 SW로 변하는 현상은 유산 측면에서는 유형유산에서 무형유산의 활용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관광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K-컬처 등을 매개로 여행자와 현지인이 이질감 없이 문화적으로 깊이 교감하고 하나가 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또한, 단순히 ‘보는’ 관광을 넘어,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배우는 여행으로 경험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현상과 여행지라는 ‘공간’이 주는 고유한 분위기와 감각을 온몸으로 체험하고자 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또한, 과시적인 화려함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한 정제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휴식 같은 여행, 책 배경지를 찾아가거나 아름다운 도서관을 순례하는 여행의 문학여행도 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관광트렌드는 모두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로서 문화, 역사, 예술이 관광에서는 교감, 체험, 진정성, 지적 향유 등의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무형유산과 관광과의 관계를 각 영역의 구성요소로 살펴보았다. 관광의 3대 구성요소는 주체, 객체, 매체로 나누어진다. 관광주체는 소비자인 관광객을 의미하며 관광개체는 관광객의 방문 동기를 유발하는 관광자원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관광매체는 주체와 객체를 연결하는 요소로, 교통, 안내, 여행사 등과 더불어 자원을 공급하는 모든 주체(운영자, 해설사, 주민, 공무원 등)를 포함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무형유산의 3대 구성요소로는 인적, 무형적, 물적 요소로 나누어지는데, 전승 주체는 인적, 본질적 내용은 무형적, 무형유산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매개체 및 환경은 물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무형유산의 구성요소를 관광에의 적용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관광 구성요소에 대입해보면 무형유산은 큰 틀에서는 모두 관광자원 측 객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적 요소 즉 전승 주체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유산 자체에 체화된 전승자 즉 자원화된 인간은 그 자체로서 관광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승자와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승자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최근 관광트렌드와 맞닿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관광객은 진정성 높은 경험을 원하고 이는 전승 주체와의 만남이다. 관광은 상업성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전승주체가 매개체로서 과도하게 소비되면, 본연의 역할인 유산의 전승, 보존(객체로서의 가치 유지) 능력이 약화하는 갈등(상업화와 원형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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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무형유산을 관광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광 분야에서 콘텐츠를 활용할 때 사용하는 스토리텔링의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구성요소는 흥미성, 이해용이성, 가치성, 교육성, 체험성, 상호작용성이 있는데 이러한 요소는 대부분 무형유산이 지니는 특성과 밀접하여 무형유산과 관광이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상호작용성에 있다. 스토리텔링에서 상호작용성이란 이야기가 단순히 정보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의 가치관, 세계관 등과 일치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공감이 될 수 있는 소재여야 한다는 특성이다. 무형유산 자체는 공동체의 산물이긴 하지만 공동체 내에서의 가치관이자 세계관이지 외부인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무형유산이 관광자원이 되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시선에서 어떻게 이해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상호작용성이 필요하다.

무형유산을 예술관광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무형유산 자체가 예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술관광은 예술을 활용한 관광 동기의 충족 요소들이 있어야 한다. 박물관, 미술관, 공연예술 등과 관련된 관광 연구를 분석하면 객관적 진정성, 구성적 진정성, 체험성, 지역환원성, 교육성, 전문성 등이 관광객의 선택속성 또는 성공 요인으로 도출된다. 무형유산은 이중 객관적 진정성, 교육성, 전문성에는 객체로서 가능성이 있지만, 관광 동기, 관광 성공 요인, 관광 선택속성 관점에서 바라보면 구성적 진정성, 체험성, 지역환원성 요소가 부족하다. 즉, 무형유산이 관광에 적용되려면, 특히 예술관광에 적용되려면 관광객이 이해하고 함께 느낄 수 있는 구성적 진정성이 필요하고 이를 재미있게 체험하고 그 소비가 지역에 돌아가고 지역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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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형유산이 지역의 관광 발전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은 최근 관광트렌드 및 관광연구 등에서 HW에서 SW로의 전환, 콘텐츠와 체험이 관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현상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진도는 무형유산이 전국에서 가장 많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3건(강강술래, 진도아리랑, 진도 소포걸군농악)이나 보유하고 있으므로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무형유산을 관광에 적용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형유산과 최우수관광마을 프로그램의 연계”에 있어 진도는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무형유산이 많다고 해서 최우수관광마을로 선정되는 것은 별개다. UN Tourism의 최우수관광마을(Best Tourism villages, 이하 BTV)은 관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오늘 주제를 이끌어가기 위해 앞단에 무형유산과 관광과의 관계에 집중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BTV가 어떤 개념이고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선정되기 위해서 진도의 전략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BTV를 가장 먼저 이해하려면 BTV가 2021년 말 출범한 UN Tourism의 T4RD(Tourism for Rural Development)의 핵심사업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즉, 모범적인 농촌관광 사례를 발굴하고 조명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BTV의 역할이다. 이러한 위상 속에 BTV의 비전은 “관광을 농촌 발전과 주민의 웰빙을 이끄는 동력으로” 설정하였으며 미션은 “농촌 관광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것”으로 채택되었다. 농촌성을 지닌 마을. 명확히 말하면 1차산업이 마을 정체성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서는 문화적 측면이 더 강한 마을들도 선정되기는 하나 그 비율은 낮다.

BTV에 가입된 마을은 2025년 기준 전 세계에 236개소이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마을도 82개소이다. 그중 한국은 8개 마을이 BTV로 선정되었고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마을이 2개소이다. BTV로 선정되면 전 세계에 마을이 홍보되고 글로벌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다양한 나라의 마을들과도 소통할 기회가 제공된다. 또한, UN Tourism에서 직접 컨설팅을 진행하여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에 다가가는 프로세스를 함께 할 수 있다. 고창의 경우 선정 이후 해외 기관 및 방문객이 늘어났다는 담당자의 인터뷰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BTV의 선정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변화와 발전의 가능성으로 지속가능한 관광 개발을 통해 농촌 지역의 성장모델과 사례 구축을 할 수 있는가? 농촌이 보유한 특색있는 자원을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발전시키는 핵심 스토리라인이 있는가? 지역주민 스스로 보존하고 활용한 관광마을로서 가치가 충분한가? 등이다. 지원서류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선정 기준이 더욱 명확해진다. 농촌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관광을 추진하는 목표, 그 목표를 성취하는 데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가? 이러한 성공 및 극복 요소가 다른 최우수관광마을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의 질문 항목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문화 및 자연 자원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가? 또는 인정받을 만한가? 지속가능적 측면에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분야에 얼마나 지역주민이 참여하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가? 관광 개발의 가치사슬이 탄탄한가? 거버넌스는 견고한가? 의 질문에도 경쟁력 있는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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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BTV에서 무형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분석해보았다. 우리나라 경우 제주 세화마을(2023년 선정)이 제주 해녀 문화(2016년 등재)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측면과 지역의 특산물(당근)과 특별한 자연 자원(오름) 등을 인정받았다. 세계적으로는 일본의 미야마는 카야부키(목조 건축물 보존을 위한 전통 기술, 2020년 등재), 중국 황강은 동족 대가(Grand Song)(동족의 다성부합창 전통, 2009년 등재), 중국 황링은 각종 전통 축제 및 공예(32명의 무형문화유산 전승자 보유), 아주 작은 나라 안도라의 오르디노는 피레네산맥의 곰 축제(2022년 등재) 등의 무형유산을 활용하여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 속에서 생태관광, 문화관광, 예술관광으로 성공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도에서 무형유산을 활용한 최우수관광마을이 탄생할 수 있는가? 먼저 진도의 무형유산의 경쟁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최우수관광마을이 되기 위한 준비가 되었는가가 더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최우수관광마을 선정 프로세스는 육성사업이 아니다. 성공한 농촌 마을을 찾아 이를 전 세계 농촌에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관광이 농촌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 UN Tourism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빠른 성과를 위해서는 진도에 이러한 마을이 이미 존재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지만 장기적 성과를 위해서는 무형유산을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마을 단위로 해야 할 것이다.

앞서 무형유산과 관광과의 관계에 대한 논의와 전 세계 BTV의 무형유산의 관광적 활용 사례를 종합하여 진도 무형유산과 최우수관광마을의 연계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유산 전승자의 직접 해설과 체류 체험이 필요하다. 가장 몰입도가 높은 방식으로 무형유산을 보유한 당사자가 직접 관광객을 맞이하고 자기 삶의 터전으로 안내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주민 주도의 생활 경관 및 기술 보존이 필요하다. 무형의 기술이나 양식이 마을의 물리적 경관으로 나타날 때, 이를 상업화하지 않고 실제 주민의 일상적 거주지로 유지하며 생태 및 문화예술관광과 결합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전통 풍습의 축제화 및 로컬 브랜드화가 필요하다. 과거부터 내려오는 특정 시기의 풍습이나 의식을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기획하여, 마을을 대표하는 거대한 연례 축제나 브랜드로 확장해야 할 것이다. 네 번째는 일상 예술의 무대화 및 오픈 뮤지엄 형태가 필요하다. 마을 전체를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설정하고, 주민들의 일상적 모임이 곧 관광객에게는 훌륭한 공연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광으로 마을이 경제적인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관광은 산업적 관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문화적,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더불어 명확한 경제적 성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당연히 매개체로 역할을 할 전승자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충분히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진도는 이러한 조건에 맞는 마을이 이미 존재하며 단순히 최우수관광마을의 선정만을 바라보기보다는 무형유산을 보존하고자 하는 모든 마을이 지속가능한 관광 마을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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