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3,000만 명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온다고 하는데, 그들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서울권 외 전주, 강릉, 안동, 여수 같은 지역으로도 이동할까?
관광객 숫자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여행 일정, 이동시간, 교통 편의, 숙박 선택지, 결제 방식, 예약 편의, 언어 정보, 여행 목적 같은 아주 현실적인 조건에 따라 움직인다. 특히 외국인 입장에선 아무리 매력적인 지역이라도 가는 방법이 어렵고, 숙소 예약이 불편하고, 외국어 정보가 부족하고, 현지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없다면 여행 선택지에 오르기 어렵다.
그동안 지역관광 활성화에 대한 해법은 반복되어 왔다. 지방공항을 활성화해야 한다, 교통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외국어 안내를 늘려야 한다, 홍보와 마케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좋은 관광 콘텐츠가 있다고 해보자. 하지만 그 콘텐츠가 외국인이 자주 이용하는 예약 플랫폼이나 여행사 상품에 올라와 있지 않다면, 외래객은 그 존재조차 알기 어렵다. 지역에 멋진 관광지가 있어도 공항이나 서울에서 이동하는 방법이 복잡하다면 방문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교통이 가능하더라도 숙박 선택지가 부족하거나, 결제와 예약이 불편하거나, 현장에서 외국어 안내가 부족하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결국 지역관광은 하나의 문제만 해결한다고 작동하지 않는다. 항공, 교통, 숙박, 결제, 정보, 콘텐츠, 마케팅, 지역 행정, 민간 판매망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지역관광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는 지역에 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매력이 외래객의 실제 여행 동선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느 지역을 더 홍보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어떤 조건에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모든 외래객을 한 번에 지역으로 움직이려는 전략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관광객, 짧은 일정으로 서울만 둘러보는 관광객, 단체 패키지 관광객, 쇼핑 중심 관광객, 장기체류 관광객, 재방문객, 개별 자유여행객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이들에게 같은 메시지와 같은 상품을 제시한다고 해서 같은 반응이 나오지는 않는다.
따라서 먼저 봐야 할 대상은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예를 들어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한 재방문객은 이미 서울의 주요 관광지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지역 경험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장기체류객은 일정상 하루나 이틀 정도 지역으로 이동할 여지가 있다. 음식, K-컬처, 자연, 역사, 축제처럼 분명한 관심사를 가진 테마 목적형 여행자도 특정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지역관광의 첫 단계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그들이 왜 아직 지역으로 가지 않았는지를 봐야 한다.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교통이 불편해서일 수도 있다. 지역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서일 수도 있고, 숙박이나 예약이 불안해서일 수도 있다. 외국어 정보가 부족하거나, 결제 방식이 익숙하지 않거나, 여행 플랫폼에서 관련 상품을 찾기 어려워서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만이 아니다. 관심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조건들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역방문자와 미방문자를 비교하는 관점이다. 이미 지역을 방문한 사람은 어떤 이유로 움직였는지,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무엇 때문에 멈췄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그래야 단순한 홍보 전략이 아니라 실제 전환 전략을 만들 수 있다. “이 사람들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지역으로 갈 수 있는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역관광 정책은 다시 익숙한 구호로 돌아간다. 관광상품을 만들자, 홍보를 늘리자, 교통을 개선하자는 말은 계속 반복되지만 실제 외래객의 이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어디에서 막혔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면 전략은 훨씬 구체적이 된다. 재방문객에게는 서울 이후 1박 지역 확장 코스를 제안하고, 장기체류객에게는 교통과 숙박이 결합된 체류형 상품을 제공하며, 테마 목적형 여행자에게는 관심사에 맞는 지역 콘텐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다.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시대의 과제는 단순히 더 많은 사람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한국 안에서 더 넓게 이동하고, 더 오래 머물고, 더 다양한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 다음 과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시장을 찾고, 그들이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한 이유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실행 주체별 역할을 나누는 일인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디를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다. 누가, 왜, 어떤 조건에서 그곳으로 갈 수 있는지를 설계하는 일이다. 이러한 접근이 시작될 때, 지역관광은 비로소 선언이 아니라 실제 방문과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24), 외래관광객 정책 수립을 위한 데이터 활용 제고 방안.
한국경제(2026.5.19.), 2028년 외래 관광객 3000만 시대…데이터 분석이 필수.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온다고 하는데, 그들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서울권 외 전주, 강릉, 안동, 여수 같은 지역으로도 이동할까?
관광객 숫자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여행 일정, 이동시간, 교통 편의, 숙박 선택지, 결제 방식, 예약 편의, 언어 정보, 여행 목적 같은 아주 현실적인 조건에 따라 움직인다. 특히 외국인 입장에선 아무리 매력적인 지역이라도 가는 방법이 어렵고, 숙소 예약이 불편하고, 외국어 정보가 부족하고, 현지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없다면 여행 선택지에 오르기 어렵다.
그동안 지역관광 활성화에 대한 해법은 반복되어 왔다. 지방공항을 활성화해야 한다, 교통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외국어 안내를 늘려야 한다, 홍보와 마케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좋은 관광 콘텐츠가 있다고 해보자. 하지만 그 콘텐츠가 외국인이 자주 이용하는 예약 플랫폼이나 여행사 상품에 올라와 있지 않다면, 외래객은 그 존재조차 알기 어렵다. 지역에 멋진 관광지가 있어도 공항이나 서울에서 이동하는 방법이 복잡하다면 방문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교통이 가능하더라도 숙박 선택지가 부족하거나, 결제와 예약이 불편하거나, 현장에서 외국어 안내가 부족하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결국 지역관광은 하나의 문제만 해결한다고 작동하지 않는다. 항공, 교통, 숙박, 결제, 정보, 콘텐츠, 마케팅, 지역 행정, 민간 판매망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지역관광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는 지역에 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매력이 외래객의 실제 여행 동선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느 지역을 더 홍보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어떤 조건에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모든 외래객을 한 번에 지역으로 움직이려는 전략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관광객, 짧은 일정으로 서울만 둘러보는 관광객, 단체 패키지 관광객, 쇼핑 중심 관광객, 장기체류 관광객, 재방문객, 개별 자유여행객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이들에게 같은 메시지와 같은 상품을 제시한다고 해서 같은 반응이 나오지는 않는다.
따라서 먼저 봐야 할 대상은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예를 들어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한 재방문객은 이미 서울의 주요 관광지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지역 경험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장기체류객은 일정상 하루나 이틀 정도 지역으로 이동할 여지가 있다. 음식, K-컬처, 자연, 역사, 축제처럼 분명한 관심사를 가진 테마 목적형 여행자도 특정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지역관광의 첫 단계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그들이 왜 아직 지역으로 가지 않았는지를 봐야 한다.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교통이 불편해서일 수도 있다. 지역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서일 수도 있고, 숙박이나 예약이 불안해서일 수도 있다. 외국어 정보가 부족하거나, 결제 방식이 익숙하지 않거나, 여행 플랫폼에서 관련 상품을 찾기 어려워서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만이 아니다. 관심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조건들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역방문자와 미방문자를 비교하는 관점이다. 이미 지역을 방문한 사람은 어떤 이유로 움직였는지,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무엇 때문에 멈췄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그래야 단순한 홍보 전략이 아니라 실제 전환 전략을 만들 수 있다. “이 사람들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지역으로 갈 수 있는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역관광 정책은 다시 익숙한 구호로 돌아간다. 관광상품을 만들자, 홍보를 늘리자, 교통을 개선하자는 말은 계속 반복되지만 실제 외래객의 이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어디에서 막혔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면 전략은 훨씬 구체적이 된다. 재방문객에게는 서울 이후 1박 지역 확장 코스를 제안하고, 장기체류객에게는 교통과 숙박이 결합된 체류형 상품을 제공하며, 테마 목적형 여행자에게는 관심사에 맞는 지역 콘텐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다.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시대의 과제는 단순히 더 많은 사람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한국 안에서 더 넓게 이동하고, 더 오래 머물고, 더 다양한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 다음 과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시장을 찾고, 그들이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한 이유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실행 주체별 역할을 나누는 일인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디를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다. 누가, 왜, 어떤 조건에서 그곳으로 갈 수 있는지를 설계하는 일이다. 이러한 접근이 시작될 때, 지역관광은 비로소 선언이 아니라 실제 방문과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24), 외래관광객 정책 수립을 위한 데이터 활용 제고 방안.
한국경제(2026.5.19.), 2028년 외래 관광객 3000만 시대…데이터 분석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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