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과 '여가'의 관계: 아리스토텔레스의 '여가' 개념에 기초하여(1부)

관리자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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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과 '여가'의 관계 ① - "1부. 여가란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여가를 '일하지 않는 시간'으로 이해한다. 주중의 노동이 끝나고 남는 자투리 시간, 혹은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휴식의 시간이라는 것이 오늘날 가장 널리 통용되는 여가의 정의다. 그러나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그가 『정치학』에서 말한 여가, 즉 스콜레(σχολή, scholē)는 노동에서 벗어난 잔여 시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삶의 목적이 되는 활동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활동을 노동·놀이·여가라는 세 층위로 구분한다. 그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놀이 또는 휴식은 노동을 위해 있는 것이고, 노동은 다시 여가를 위해 있는 것인데, 여가만은 다른 어떤 것을 위한 것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이라고 정리한다. 이 구도에서 놀이는 오히려 여가보다 아래쪽, 노동과 가까운 자리에 위치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세 개념의 관계를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활동 위계 — 노동·놀이·여가]


구분

그리스어

정의

목적

노동

아스콜리아 (ascholia)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활동

다른 것을 위한 수단

놀이·오락

파이디아 (paidia)

노동으로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 활동

노동을 위한 수단

여가

스콜레 (scholē)

관조와 성찰을 통한 자기실현 활동

그 자체가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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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위계는 여가를 다시 두 층위로 나누어 볼 것을 요구한다. 국내 서양고전학계의 연구(송대현, 2014, 『서양고전학연구』 53권 2호)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여가 개념은 하위 수준과 상위 수준으로 구분된다. 하위 수준의 여가는 노동에서 벗어난 시간적 여유 그 자체를 가리킨다. 반면 상위 수준의 여가는 관조적 삶(비오스 테오레티코스, bios theoretikos)과 관련되며, 이성적 활동과 철학적 성찰을 통해 인간이 자신의 가능성을 온전히 실현하는 상태를 뜻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한 것은 바로 이 상위 수준의 여가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게 가장 진지하고 능동적인 활동이라는 역설이다. 이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유교육의 핵심 과목으로 음악을 강조했다. 음악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시민이 여가를 훌륭하게 보내도록 이끄는 교육적 장치였다. 손윤락(2018)의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축제 공연의 관람(theorein)이 인간 삶의 최고 단계인 관조(theoria)로 이어지는 개념이라고 분석한다. 즉 시민이 축제에 참여하고 연극을 감상하는 여가 활동이 단순한 구경거리에 그치지 않고, 결국 개인적 성찰과 관조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2천 4백 년 전의 이 통찰은 지금도 낯설지 않다. 은퇴 후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현대인, 휴가지에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구별한 '놀이'와 '여가'의 간극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질문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 7권에서 여가를 '자유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규정했다는 점도 곱씹어볼 만하다(송대현, 2014). 고대 그리스에서 여가는 생계를 위한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된 시민 계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오늘날의 여가는 신분이 아닌 시간과 경제적 여력의 문제로 옮겨왔지만, '누가 진정한 의미의 여가를 누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짧은 휴가조차 온전히 관조와 성찰에 쓰지 못하는 현대인의 처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상위 수준의 여가에 도달하기가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저절로 주어지는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2부에서 계속)



[참고문헌]

-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7권. (여가와 자유인의 관계에 관한 원전 논의)

- 송대현 (2014).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7-8권에서 여가(scholê) 개념」, 『서양고전학연구』 53(2), 123-164.

- 손윤락 (2018). 「아리스토텔레스에 있어서 축제와 시민의 여가, 그리고 관조」, 『인문논총』 75(3), 7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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